성균관스캔들/장편

[용하재신] 중독(中毒) 00

음흉마녀 2015. 12. 5. 00:30

[용하재신] 중독(中毒)

 

 

 

 

 

 하나, ….

 창문을 걸어 닫아라.

 

 , ….

 열쇠를 숨겨라.

 

 다섯, 여섯….

 문을 잠궈라.

 

 일곱, 여덟….

 꼭꼭 숨어라.

 

 아홉, ….

 재신아도망쳐!.

 

 

 

 똑 똑….

 아가야문 열어.

 

 

 

 

 

 

 “ , , 신이분식 모지리 걔걔가 그렇게 착착 감긴다며?.”

 “ ?.”

 

 입술에 물고 있던 담배를 툭 떨어트린다. 홱 돌려진 시선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년들에게로 꽂힌다. 제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에 슬쩍 제 눈치를 보던 소년들이 제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자 다시금 입술을 열어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한다.

 

 “ 걔네 집 문 열려있는거나 다름 없잖아~ 화분에 열쇠 두고 다니고 창문은 열려있고, 거기다 모지리 엄마 재혼해서 모지리만 혼자 산다잖아….”

 “ 장의고 인수가 그 집에 그렇게 들락거린다며? 걔 존나 밝히잖아.”

 

 장의고 하인수가 모지리 집에 들락거린다깊게 담배를 빨아들인 소년의 귓가로 다시금 질나쁜 농담이 파고든다.

 

 “ 걔 엄마가 모지리 재혼한 집에 안데려 가는거새아빠가 건드리는거 딱 걸려서 모지리 내보낸 거라잖아.”

 “ 하여간, 미친 게이 새끼들 존나 많네 더러운 새끼들.”

 “ .”

 

 갑작스레 열린 입술이 꽤나 싸늘한 음성을 내뱉는 것에 당황한 소년들이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구석에 당구 큐대를 들고 서서 담배를 피우던 소년이 팔을 들어올려 큐대로 당구장 입구를 가리킨다.

 

 “ 그 모지리가 쟤냐? 문재신이?.”

 “ ? ….”

 

 당구장 입구에 앞치마를 두르고 양손 가득 비닐봉투를 들고 서있는 모지리 하나….

 

 “ , 어 응….”

 

 주변을 휙휙 둘러보던 재신이 자신을 향해 손을 뻗어 올리는 손님을 향해 헤헤 거리며 뛰어가는 재신의 꽃무늬 레이스 앞치마가 펄럭인다.

 테이블에 봉투를 내려놓고 서있는 재신이 팔을 잡고 풀어서 셋팅하라는 농짓거리는 하는 사내들 사이에서 바보같이 헤헤 웃으며 봉투를 뜯던 재신은 허리를 잡혀 사내의 무릎 위에 앉아버리고 말았다 재신이 눈을 깜빡이며 다리를 버둥거린다.

 

 “ 재신아~ 오늘 형이랑 데이트나 한 번 할까?.”

 “ , 엄마한테 혼나요….”

 

 붉어진 얼굴로 자신의 허리를 잡는 사내의 팔을 치워내던 재신은 사내의 팔이 오히려 저를 강하게 끌어안아오는 것에 금새 울상이 되어 다리를 버둥거리며 낑낑거리던 재신은 사내의 갖잖은 협박에 잔뜩 구겨진 얼굴로 반항을 그만 둔다.

 

 “ , 너 그럼 돈 안준다~?.”

 “ , 빨리 가야 되는데가야 되는데….”

 

 애처럼 뚝뚝 눈물을 흘리는 재신의 앞치마 안으로 손이 쑥 들어가 허벅지를 주물럭거리는 것이 눈에 훤히 보여진다.

 눈썹을 일그러트리며 사내가 하는 냥을 바라보던 소년이 낮은 욕지거리는 내뱉는다.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는 소년에게로 친구들의 시선이 모여든다.

 사내의 앞에 선 소년이 입술이 슬쩍 차가운 목소리를 내뱉는다.

 

 “ , 떡볶이 먹을거에요?.”

 “ ? … , 왜왜?.”

 “ 안먹을거면 우리가 좀 먹고, 먹을거면 모지리 한테 배달 좀 시키려고요.”

 

 저를 내려다 보는 소년의 냉랭한 시선에 움찔한 사내의 손이 후다닥 재신의 허리를 놓고 제 품에서 지갑을 꺼내 지폐를 재신의 손에 쥐어준 사내의 무릎에서 재신을 일으켜 세운 소년의 손이 재신의 뒷덜미를 잡고 당구장을 나선다.

 

 “ , 나 떡볶이 사온다.”

 “ ? … 어어….”

 

 잔뜩 긴장해 소년의 손에 목덜미를 잡혀 깨금발로 계단을 내려서는 재신의 얼굴이 사내의 무릎 위에 앉아있을 때보다 더 굳어진다.

 앞치마를 만지작거리는 손이 하얗게 질려온다. 시선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질질 끌려오다 시피 분식집을 향해 걸어가는 재신의 귓가로 서늘한 목소리가 파고든다.

 

 “ 모지리집에 하인수도 왔었냐?.”

 “ , 아니안와써….”

 “ 근데 왜 그딴 소문이 나도는데.”

 “ 인수형이열쇠 훔쳐가따구애들한테그래서 무, , 문 잠그고 다니!!!!.”

 

 뒷통수로 날아오는 주먹에 정통으로 맞아버린 재신이 자리에 주저앉아 제 머리를 감싸쥔다. 머리 위로 싸늘하기 그지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 열쇠를 훔쳐갔으면, 엄마한테 얘기해서 자물쇠를 바꿔야지 그걸 왜 그냥 둬!.”

 “ , , 잘못해써! … 잘모태써!!!!!.

 

 쪼그리고 앉아 팔만 위로 들어 싹싹 비는 꼴이 웃겨 죽겠다는 듯 가만히 내려다 보던 소년의 발이 천천히 들어올려지더니 무자비하게 머리를 걷어차버린다.

 뒤로 나뒹구는 재신을 내려다 보는 시선이 꽤나 냉랭하다. 으허엉 하는 병신 같은 울음소리가 길바닥을 울린다.

 

 “ 일어나 문재신.”

 “ 엉엉잘모태써흐응흐엉안그러께안그러께….”

 “ 두 번 말 하게 하지마. 일어나.”

 

 팔을 내밀어 멱살을 잡고 일으킨 시선이 서늘하기 그지없다. 코까지 훌쩍이는 재신을 분식집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얼굴에 가식적인 미소가 걸린 것은 재신의 어머니의 놀란 시선이 소년과 재재신에게로 꽂혔을 때 였다.

 

 “ 어머, 용하야! 재신이 왜이래?.”

 “ 요 앞에서 넘어졌어요다행이 제가 옆에 있어서 크게 다치진 않았어요.”

 “ 고맙다. 에이그 이녀석아 잘 보고 다녀야지! … 들어가서 빨리 씻고 약 발라.”

 

 후다닥 앞치마를 벗겨내는 재신의 어머니의 손에 휙휙 돌려지며 제 상처를 보이던 재신이 툭 어깨를 밀쳐져 분식집 밖으로 쫓겨나듯 내보내진다.

 용하라 불린 소년을 향해 재신을 부탁하는 듯한 시선을 보내는 그녀의 시선에 고개를 끄덕이고 나선 용하의 손이 잔뜩 어깨를 움츠리고 골목을 걸어가는 재신의 뒷덜미를 잡아챈다.

 잔뜩 긴장한 재신이 또 애처럼 눈물을 흘린다.

 

 “ 아가야조용히 가자….”

 “ 흐끅, 가치 가꺼….”

 “ 누가 형이야.”

 

 후다닥 제 주둥이를 틀어막는 행동에 만족한 미소를 만들어낸 용하의 발걸음이 터벅터벅 계단을 오른다.

 

 

 

 

 하나,

 도망쳐 도망쳐

 

 ,

 도망쳐 도망쳐

 

 다섯, 여섯

 도망쳐 도망쳐

 

 일곱, 여덟

 도망쳐 도망쳐

 

 아홉,

 

 아가야 문열어 넌 끝장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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