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스캔들/단편

[마루태오] 개새끼 03

음흉마녀 2016. 3. 2. 02:04

고급 승용차에서 내린 태오가 제 몸을 조이는 자켓의 끝을 잡고 잡아당겨 조금 튀어나온 배를 가리는 행동에 눈쌀을 찌푸린 머리가 희끗한 조회장이 태오를 지나치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목 운동을 하던 태오의 발걸음이 그를 뒤쫓는다. 엘리베이터에 올라 조회장의 옆에 선 태오의 뺨으로 주먹이 날아온다. 뺨이 붉게 달아오르고 나서야 멈춘 조회장이 제 사무실로 들어서 버린다. 뒤를 쫓아 사무실로 들어선 태오는 다시 날아오는 손바닥에 뺨을 얻어맞고 볼썽사납게 자리에 주저앉았다.

 

" 천박하게 어디서 몸뚱이를 함부로 굴려서는!"

" .. 술집여자 출신인 어미를 닮았는가 보죠 뭐."

 

퉤 피가 섞인 타액을 뱉어낸 태오의 시선이 불쑥 들어 올려진다. 저를 더러운 것 이라도 보는 냥 눈쌀을 잔뜩 찌푸린 제 아비의 시선에 천천히 일어서 제 옷을 털고 시선을 맞춘 태오의 입술이 낮은 욕설을 짓씹는다.

자켓 끝을 잡아 당겨 제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고개를 들어올린 태오의 시선이 조회장을 똑바로 바라본다. 그를 지나쳐 소파에 털썩 주저앉은 태오의 손이 제 앞에 흩어진 종이를 들어 가만히 읽어본다. 피식 숨이 새는 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올려 중앙 소파에 앉아 저를 노려보는 제 아비의 시선에도 아랑곳 없이 자신에 대해 조사한 종이를 모두 읽어 내려간 태오가 목청을 울려 크게 웃어 버린다. 어떤 모자란 놈인지 몰라도 제일 중요한 사람만 빼고 제가 직접 찍어 누르고 소위 따먹었던 알파 사내들의 뒷조사를 모두 끝내 놓고는 이 정보가 맞다고 우기고 있었다. 태오의 말짱한 낯짝에 조회장이 낮은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를 낸다.

 

" 누구냐. 똑바로 대! 이 놈들 중에 누구냔 말이다!"

" 조사를 단단히 하시긴 하신 것 같은데.. 이 새끼들 전부 아닌데 이럴 어쩌시나~?"

 

비꼬는 것이 분명한 말투에 입술이 비틀린다.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 구석에 처박힌 골프채를 집어든 조회장이 태오를 향해 달려드는 것을 막아선 대웅이 식은땀을 흘려대며 그의 손목을 잡아쥔다. 하지만, 그 원흉인 태오는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듯 느긋하게 제 앞에 놓인 차를 들이킬 뿐이었다. 울화통이 터지는 듯 아우 하는 탄식이 조회장의 입술을 타고 터져나왔지만, 태오는 코를 울리며 노래를 흥얼거릴 뿐, 제 아비의 분노에는 일말의 관심도 없는 듯 했다.

제 몸상태에 맞춰 나온 향긋한 차를 홀짝이며 음미하던 태오가 난폭하게 열어젖혀지는 문 소리에 흘끗 뒤를 돌아본다. 감히 회장실로 발을 들이민 남자가 거칠게 태오의 자켓의 멱살을 틀어쥐고 억지로 태오를 일으킨다. 깜짝 놀라 상대를 바라보던 태오의 입술이 피식 비웃음을 지어 보인다. 툭 제 멱살을 쥔 손을 떼어낸 태오의 시선이 상대를 날카롭게 노려본다. 가만히 시선을 맞추고 있던 사내들이 갑작스레 서로를 향해 주먹을 날린다. 악다구니를 써대며 서로를 향해 연신 주먹을 날려대는 사내들이 꼬락서니에 그대로 멈춰 둘의 대화를 그저 듣고만 있던 회장의 얼굴이 서늘하게 굳어진다.

 

" 씨발, 여긴 왜 왔어! 개새끼야! 니가 뭔데 여기까지 와서 사람 속을 뒤집어 뒤집길! 씨발!"

" 씨발? 니가 지금 나한테 씨발이라고 그랬어?! 그럼 니가 보낸 이거 뭔데! 뭐냐고!! 누가 누구 더러 씨발이야!!"

 

바닥에 널브러진 마루의 주먹에 턱을 맞아 뒤로 벌렁 널브러진 태오의 허리 위에 덥썩 앉아 냅다 주먹을 태오의 턱으로 날려버린 마루의 귓가로 버럭 소리를 내지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 내려가! 내려가라고!! 아 애, 애! 이 개새끼야! 애가 답답하다잖아 이 미친놈아!!!!!"

" 이 미친!"

 

난폭하게 걷어차인 마루를 노려보며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서 꽉 조인 셔츠 탓에 그대로 보여지는 조금은 볼록하게 티가 나기 시작한 배를 퍽퍽 쳐대며 뻔뻔하게 일갈하는 태오의 행동에 황당하다는 듯 태오를 올려다 보던 마루는 머리가 좋은 덕분에 태오가 쏟아내는 욕설 속에서도 제가 듣고 싶은 말만 곡 찝어 찾아낼 수 있었다.

 

" 아프다잖아! 개새끼야! 애가 있는데 거기 앉는 미친놈이 어딨어! 애가 힘들다고 지랄 하잖아! 애가! 니새끼 애가!! 개새끼가!"

" 야."

" 아 씨발 왜! 왜! 왜!"

" 니 새끼라 그랬다."

" 아, 씨발 그게 뭐!"

 

신경질 적으로 제 옷깃을 툭툭 털며 배를 만지작거리는 태오의 멱살을 잡아채 제게로 끌어당긴 마루의 시선이 서늘하게 태오의 얼굴을 노려본다. 바짝 얼굴을 들이대고 으르렁거리는 사내들을 가만히 바라보던 조회장의 입술이 한숨을 내쉰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악다구니를 쓰는 사내들의 꼬락서니를 바라보며 한심하다는 듯 시선을 보내던 조회장이 휙휙 종이를 넘기며 있지도 않은 이름을 확인한다.

 

" 놔, 놔라, 놓으라고 씨발 새끼야. 너랑 할 말 없으니까 놓으라고 새끼야!"

" 나도 너랑은 할 말 없어 개새끼야. 그래도 니가 할 말에 진위는 확인해야 할 거 아니야? 나 맞아? 나 맞냐고.. 내가 맞냐고 묻고 있잖아!"

" 신경꺼! 이 손 안놔?! 개새끼야! 병원에서 나 그렇게 쫓아낸게 누군데 쫓아와서 개지랄이야!"

 

태오의 말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가만히 태오의 얼굴을 바라보던 마루가 히죽 미소를 지어 보인다. 소파에 태오를 거칠게 밀치고 그 옆에 앉아 낮은 한숨을 내쉬는 마루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조회장이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린다.

 

" 뻔뻔하고 천박하기 그지 없는 놈. 그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 그러게나 말입니다. 분명히 꺼지라고 하셨는데.. 이제 그러질 못하게 된 것 같습니다."

 

입술을 휘어 웃어 보이는 행동에 다시 한 번 욕설이 터져 나온다. 테이블을 쾅 하고 내리친 조회장의 서늘한 목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서로만 노려보며 으르렁거리는 사내들이 내뿜는 살기에 모두들 두사람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제 몸을 모두 파묻어 버린 태오가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카락을 손으로 흐트러트리며 제 옆에 앉은 마루와 가만히 시선을 맞춘다.

 

" 뭘 봐 새끼야."

" 너 봐 새끼야."

" 왜, 새끼야."

" 그냥, 새끼야."

" 씨발, 한마디도 안지지."

" 내가 왜 져, 새끼야 내가 더 보다 머리 하나는 존나 좋은데, 너 저번 주주총회때 나 아니었으면 씹발리는거 내가 도와줘서 칭찬 받았다고 좋아할땐 언제고."

 

마루의 말에 태오의 입술이 다시 한 번 욕설을 터트린다. 진심으로 짜증이 난 듯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던 태오가 더 이상 마루와 대화를 할 생각이 없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그에게서 등을 돌려 버린다. 저를 부르는 조회장을 완전히 무시해버리고 돌아서 버린 태오의 등을 바라보다 빠르게 일어서 그를 쫓으려던 마루를 붙잡은 것은 조회장의 서늘한 목소리였다.

 

" 여기까지 제 발로 들어왔으면 할 말이 있을 텐데."

" 아, 있죠. 있습니다 회장님. 그런데 지금은 저 새끼부터 좀 잡아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좀 나가봐도 괜찮겠습니까?"

 

고개를 끄덕인 조회장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회장실을 휙 나선 마루의 발걸음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엘리베이터로 빠르게 다가가 슬쩍 열린 문 사이로 들어서려는 태오의 어깨를 잡고 거칠게 밀어버린 마루의 몸이 태오의 몸에 바짝 붙어 엘리베이터 벽에 거칠게 부딪힌다. 쿵 하는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본 대웅은 저를 돌아보며 씨익 웃는 마루의 표정에 그대로 굳어지고 말았다.

신경질 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마루의 어깨를 잡아 제게서 떼어 놓으려던 태오의 손목이 잡혀 난폭하게 엘리베이터 벽에 처박힌다.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는 태오의 목덜미로 제 입술을 가져다 대고 낮은 음성을 흘리는 마루의 얼굴이 차갑기 그지없다.

 

" 놔, 놓으라고 했다!!"

" 지금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은거 참고 있으니까.. 좀 조용히 닥치고 있어.. 나도 분위기라는 그거.. 내줄 용의도 있어.. 그러니까 좀, 조.용.히. 있어보라고."

 

번뜩이는 마루의 눈동자에 저도 모르게 움찔 어깨를 떨던 태오는 제 손으로 헝크러트린 머리채를 잡혀 굴욕적으로 제 차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멍하니 저를 바라보는 대웅의 손에서 차키를 빼앗아 든 마루가 난폭하게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너무도 당연스럽게 자신들이 자주 들락거렸던 호텔이었다. 차에서 내리지 않으려 바르작거리는 태오를 아무렇지도 않게 끌어내려 호텔 안으로 들어서는 마루의 입술이 비죽이 미소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왜 나는 마루랑 태오만 생각하면 자꾸 욕지거리 하면서도 떡떡하는게 생각 나는거지..

내가 이렇게 썩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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