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인!!!!!!.”
-문재신!!!!!.
순간, 서로의 시선을 마주한 사내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버린다.. 그 곳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불안감이 공포와 뒤섞여 사내들을 덮쳐온다.
“ 모꼬지?.. 뜬금없이 모꼬지는 왜?.”
고개를 갸웃거리는 용하의 앞에 앉은 윤희의 입술이 꽤나 귀여운 미소를 지어 보인다.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인을 향해 턱짓을 하며 어색한 표정을 짓는 선준을 향해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던 용하의 귓가로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 .. 크흥.. 지, 진짜.. 별 말 안했는데.. 그.. 그냥.. 도.. 도망.. 쳤는.. 데..”
“ 그래서.. 그게.. 지금 잘했다는 겐가!!.”
“ 크흥..”
자신들에게도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분노한 목소리에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세워진 무릎 사이로 고개를 처박은 아인이 조용히 훌쩍거린다.
몇 일 전, 밖으로 나갔다 얼굴을 모르는 누군가와 마주쳤다는 것을 이야기 하자마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아인을 쪼아대던 용하는 정말, 송중기는 저리가라 일 정도로 불같이 화를 내며 아인을 몰아세웠다. 용하가 무섭다고 중이방에 처박혀 꼼짝도 안하고 있는 아인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윤희는 이것이 용하오 아인의 사이를 조금은 풀어줄 수 있는 기회일 거라 생각했다. 아인의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실수에 화를 내고 재신에게는 하지 않았을 간섭을 해대는 모습이 익숙치 않았고, 아인이 불쌍해 보이기 까지 했다.
아침 나절 진사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아인을 보고 모두들 걸오가 좀 이상하다고 이야기 했을 정도로 아인은 잔뜩 주눅일 들어있던 터였다.
“ 가실 거지요?.”
“ 됐네!.. 이 치가 나갔다가 또 어떤 일을 당할 줄 알고!.”
“ 여림사형은 참 너무도 하십니다.. 장의가 건의한 모꼬지에 가지 않으면 분명 여림사형께 불이익이 갈 걸요?.. 그랬다가 오히려 곤란한 일이 되어 버리면 어쩌자고 고집이십니까?.”
“ 익!!.”
무어라 욕설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던 입술을 타고 아무런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는다. 가만히 구석에 구겨진 아인을 바라보던 용하의 입술이 한숨을 내쉰다.
한참을 가만히 있던 용하의 손이 들어올려진다. 어이 하는 소리에 슬쩍 고개를 든 아인을 향해 팔랑이는 손은 마치 중기가 저를 부르는 것과 너무도 닮아 아인은 코를 찡긋였다. 무릎 걸음으로 용하의 앞에 다가가 죄인마냥 무릎을 꿇고 앉아 그의 눈치를 보는 아인의 귓가로 몇 일 전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 이번 모꼬지엔 성균관 유생들이 모두 갈 것이니.. 그 날 보았다던 그 녀석이 보이거든 꼭 나에게 알려줘야 하네.. 위험한 인물이라면 큰일이니 말일세.”
“ 네, 네에..”
금방 눈물이라도 뚝뚝 떨어트릴 것 같은 눈망울을 바라보는 용하의 입술이 한숨을 내쉰다. 답답한 마음은 중기도 마찬가지였다. 제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는 고집쟁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중기의 입술이 이죽거린다. 제가 위험하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 집에 가지 않겠다고 뻔뻔스럽게 이야기 하는 재신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중기의 입술이 다시 한 번 낮은 욕설을 내뱉는다.
“ 지금, 그 놈이 어떤 놈인지..”
“ 알고 있다.. 그래서다.. 니 놈이랑 같이 있다간 더 큰일 생길 것 같아 하는 것이다.. 어제로 벌써 세번째 아니냐.”
세번째라는 말에 중기는 어쩔 수 없이 얼굴을 굳혔다. 자신을 바라보는 중기의 얼굴을 심드렁하니 바라보며 뒷통수를 긁적이던 재신이 제게 다가온 아인의 매니저를 쫓아 대기실을 나가버린다.
눈썹을 잔뜩 찡그리며 고개를 숙인다. 손바닥을 펴 제 얼굴을 가린 중기의 입술이 낮은 욕설을 내뱉는다. 재신이 그러는 이유를 알고 있다. 자신을 걱정해서 그러는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지만, 중기는 그 집으로 알아서 들어가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재신의 의도를 알 수가 없어 치밀어 오른 화를 누를 길이 없다.
재신을 태운 차가 출발하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중기의 손에서 던져진 담배가 무참하게 바닥을 구른다.
“ 우리 촬영 끝나면 나 아인이 집에 데려다 좀 줘.. 좀 걱정되서.”
“ 그래 알았어.”
중기의 마음을 알리 없는 매니저가 태평한 표정으로 헤헤 거리며 중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태수의 손이 번쩍 들어올려져 자신을 부르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중기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낮은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닮지 않아서.. 짜증나.
“ 저 아이.. 오늘.. 성균관 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만드는게.. 너희의 일이다.”
남자의 시선이 모꼬지가 한창인 계곡으로 고정된다. 용하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헤헤 거리며 웃고 있는 아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남자의 얼굴이 섬뜩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천천히 손을 들어올려 제 입술을 슬슬 쓰다듬는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던 병춘이 제 어깨를 파드득 떨었다.
“ 저 위에 작은 산사가 있다.. 하룻밤 묵어 가기엔 딱 좋은 곳이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가…?.”
“ 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피식 미소를 지어 보인 남자의 발걸음이 조용히 산사를 향해 옮겨진다. 그것을 알리 없는 아인은 오랜만에 풀어진 용하의 표정을 바라보며 밝게 웃어 보였다. 천천히 제게 뻗어져 오는 손길이 머리카락을 슬슬 쓰다듬는다. 제 동생을 어르는 듯 다정한 눈빛에 저도 모르게 헤벌쭉 미소를 지어보이던 재신이 후다닥 얼굴을 굳힌다.
용하의 눈치를 보는 아인을 가만히 바라보다 손을 내밀어 아인의 손을 그러쥔 용하의 허리가 일으켜 세워진다.
“ 내 여기는 좀 답답하니 우리 좀 걸을까 걸오?.”
“ 그러지.”
걸오의 말투를 쫓아 하며 주위의 눈치를 슬쩍 보던 아인의 손목을 잡고 일으킨 용하가 제 손에 들린 접선을 팔락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저들끼리 술을 마시고 물놀이를 하느라 용하와 아인에겐 관심도 없는 사내들을 뒤로하고 숲 길을 걷는 재신과 용하의 입술이 답답함을 벗어난 해방감에 미소를 숨기지 않는다. 산림이 울창한 숲 길을 걸어 나아가던 용하의 입술이 다정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 내.. 너무 박하게 대하였지?.. 이해해 주게나.. 그대는 걸오와 달라서.. 뭔가 불안하단 말이지.. 너무 예민하게 굴어 미안하이..”
“ .. 괜찮아요.. 중기 형도 나한테 맨날 그 얘기 하면서 화냈었거든요.”
베시시 웃는 아인의 머리를 슬슬 쓰다듬어 내리는 손가락이 떨려온다. 한 번도 걸오와 중기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던 두 사람이 조금은 서로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할 시간이 온 듯싶었다.
다른 사내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용하의 등 뒤에서 헥헥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우리 저 위에 가서 좀 쉴까?.. 라며 능글맞게 웃는 용하의 얼굴을 바라보며 참으로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아인의 손목을 잡은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계곡의 한 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은 아인의 곁에 자리를 잡고 앉은 용하의 시선이 올곧게 아인을 바라본다.
“ 그 중기라는 분이.. 나를 많이 닮았소?.”
“ .. 뭐.. 똑같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저를 보고 모두 문재신이라 착각하는 것과 같은거죠..”
“ 그럼.. 그대는.. 그 중기라는 분의.. 정인인가?.”
불쑥 제게로 얼굴을 들이민 용하의 모습에 당황한 아인의 몸이 뒤로 벌러덩 눕혀진다. 눈꺼풀을 깜빡이며 당황한 아인의 어깨 곁에 양팔을 내밀어 내딛은 용하의 얼굴이 천천히 아인의 얼굴 앞으로 다가온다.
갓 아래에 길게 매달린 주영이 아인의 얼굴로 주르륵 떨어진다. 너무 가까이로 다가온 타인의 얼굴에 놀라 어깨를 굳힌 아인의 입술이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 저, 저기.. 그.. 그게..”
“ 내 눈치는 채고 있었는데.. 직접 물어야 해서.. 이리 조용한 곳을 선택 했다네.. 응?.. 대답 해보게..”
장난스러운 말투로 물어오는 용하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용하의 눈동자만 바라보고 있으려니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손가락을 들어올려 제 갓 끈을 풀어내린 용하의 고개가 푹 숙여진다. 아인의 귓가로 바짝 다가온 입술이 꽤나 조용하게 속삭여 온다.
“ 내가 먼저.. 이야기 해줘야 대답 할겐가..?.. 걸오가 왜 투기 하였는지…? 그 개고리 같은 놈이 내가 연정을 품고 있는 정인 이거든.. 그대도… 그런.. 게지?.”
“ 아.. 저기..”
“ 그렇지 않으면.. 계집과 있는 모습에 눈이 돌아가 도망치다 이렇게 되었다는게 말이 안되지.. 그렇지?.”
잔뜩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는 아인을 향해 히죽 웃어 넘기는 용하를 가만히 바라보며 제 가슴위에 두 손을 얌전히 모은 아인의 입술이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서로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는 사내들이 어색한 시선을 교환한다. 햇빛을 받아 따스한 바위 위에 길게 누워 용하의 얼굴을 가만히 올려다 보는 아인의 눈꺼풀이 천천히 감겼다 떠진다.
슬쩍 손을 들어 용하의 가슴팍에 올린 아인이 힘을 주어 용하를 제게서 밀어낸다.
“ 왜그러나?..”
“ 어, 어색해요.. 중기형 보는 것 같아서 엄청 부, 부끄럽네..”
헤실하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아인을 가만히 내려다 보던 용하의 머리통이 아인의 가슴팍으로 놓여진다. 얌전히 가슴 위에 놓여진 손을 가만히 쥐어 잡아 본다. 쿵쿵 제 귓가를 간지럽히는 심장소리가 그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 새삼 자신을 괴롭게 만든다.
가만히 감은 눈물어린 눈가를 쓸어내리는 손길에 저도 모르게 입술을 휘며 웃던 용하는 자신의 등을 토닥이는 손길에 가만히 아인의 가슴에 기대어 본다.
“ 그때.. 걸오는 어떻게 생각 했을까…?.. 자네는… 그 꼴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였는가…?.”
“ … 음.. 진짜로 얘기해요?.. 아니면.. 좀 꾸밀까?.”
“ 걸오 그녀석을 꾸밀 줄 모르니 그냥 그대로 얘기 해도 되네.”
잠시동안의 침묵이 이어진다. 입술을 우물거리며 잠시 생각에 빠진 듯 하던 아인의 입술이 슬쩍 열린다.
“ 죽여버릴까?.. 어떻게 죽이면 깔끔하게 죽일까?.. 저 웃고 있는 낯짝을 날려 버릴까?.. 그러면.. 헤어지자고 할까…?.”
“ 헉!.. 아인!.. 그게 무슨 무서운 말인가!.. 계집이랑 손 좀 잡았기로서니.. 그렇게 잔인한!.”
“ 잔인한게 누군데.. 아마.. 걸오도.. 그렇게 생각 했을 걸?.. 아니라고 할 수 있어요?.”
실눈을 뜨고 개구지게 웃는 아인의 얼굴을 내려다 보는 용하의 입술이 실소를 터트린다. 분명, 제 기억으로 다가오면 얻어터질 거라고 소리를 질러댔던 것 같다. 털썩 아인의 가슴팍에 머리통을 가져다댄 용하의 입술이 조금은 슬픈 어조의 목소리를 끄집어낸다.
“ .. 실은.. 내 그 이패 기생한테.. 걸오에게 줄 선물을 좀 부탁하였네.. 혹시 아는가.. 그 녀석의 가슴팍에 끔찍한 상흔이 남은 것을..?.”
“ 알고 있어요..”
“ 기생 아이들이 사용하는 붓꽃 기름이 상흔을 없애는 것에 특효약이라고 해서 내 급한 마음에 그 이패 기생아이한테 부탁했거든.. 그 날이 그 날이었다네..”
갑자기 품에 안겨오는 기생아이를 떼어내지 못한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고는 해도 그렇게 매정하게 등을 돌릴 줄 몰랐다. 내딧은 발이 걸린 돌 다리가 무너지지만 않았다면, 이런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재신, 본인 이었을 것이다.
슬쩍 고개를 들어올린 아인이 입술이 피식 미소를 지어 보인다. 중기가 했던 짓에 비하면 벌거 아니라며 웃어 넘기는 아인의 말에 슬쩍 고개를 틀어 아인의 얼굴을 바라보는 용하를 향해 제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 중기 형은.. 나한테 엄청난 짓 했는데.. 품에 안은거 갖고.. 오바 했네..”
“ 그 치는 무슨 짓을 했는데?.”
제 얼굴 가까이로 바짝 들이대진 용하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아인의 손이 용하의 양 뺨을 강하게 그러쥔다.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는 용하의 얼굴을 강하게 끌어당긴 아인의 입술이 용하의 입술에 닿아온다. 깜짝 놀라 팔을 버둥이는 용하의 입술을 집요하게 붙잡고 희롱해대던 아인은 번쩍 들어올려진 주먹이 아인의 정수리로 날아올 때까지 들러 붙어 있던 입술이 떨어져 나간다. 제 머리통을 잡고 뒹구는 아인을 향해 주먹을 휙휙 흔들어 보이며 위협하는 용하의 귓가로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가 파곤다.
“ 그거 했다고요.. 그거.. 키스라고 말하면 못 알아 들을 것 같아서요.. 헤헤.. 송중기가.. 여자랑 그거 하고 있다가 딱 걸렸거든.. 근데.. 내가 바람이라도 피웠나?.. 말도 안되는 오해로 사람 피곤하게 하지 말지?.. 라잖아?.”
“ 하.. 그치도 참..”
“ 뻔뻔하지?.. 돌아가면.. 확 한대는 꼭 쥐어 패주고 말거야.”
주먹을 들어보이는 아인을 바라보며 어깨를 떨어대는 용하의 뇌리에 만약 재신이 돌아오면 중기란 놈에게 아인이 하려고 하는 것처럼 저를 한대 정도를 쥐어팰 거란 생각에 오금이 저린 용하가 어깨를 파드득 떨어댄다. 그 꼴을 보고 피식 웃어버린 아인이 허리를 곧추 세우고 앉아 용하의 얼굴에 제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다. 용하는 다시금 제 입술에 다가온 입술이 쪽 하는 파열음을 내는 것에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가만히 앉아 장난스레 웃고 있던 아인의 정수리로 주먹을 날린 용하의 목청이 크게 소리를 내지른다.
“ 이런 머리에 피도 안마른 놈이!!!.”
“ 헤, 머리에 피마르면 죽어~ 중기형이 그랬는데~.”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선 아인이 제게 팔을 뻗어오는 것을 요리조리 피하는 재신이 장난이었다며 크게 웃는다. 쥐새끼처럼 손 바로 앞에서 쏙쏙 빠져나가는 아인의 장난어린 미소에 부아가 치민 듯 몸을 날려 아인의 옷깃을 그러잡은 용하의 다리가 아인의 무릎 뒤로 내밀어져 툭 중심을 흐트린다. 뒤로 휘청 넘어가는 아인을 내려다 보며 승리의 미소를 지어 보이던 용하는 이내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져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 아인!!!!.”
-문재신!!!!!.
허공으로 떠오를 몸뚱아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떨려온다. 10척이나 되는 낭터러지 위라는 것쯤은 예상하고 있어야 했다. 허공을 그러쥔 아인의 눈이 꽉 감겨온다. 걸오가 사라지던 날을 기억해 내며 팔을 뻗었던 용하는 제 귓가를 때리는 있을 수 없는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그 자리에 굳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 곳에 있을리 없는 남자를 노려본다. 귓가를 때리는 아인의 비명소리에 이어 풍덩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재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떨어진 아인은?.. 첨벙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정신을 가다듬으려 고개를 돌린 순간, 제 곁을 내달린 걸은 옷의 사내가 밑으로 몸을 날린다. 후다닥 낭떠러지 아래로 내달리는 용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온다. 축축 쳐지는 몸뚱아리를 부축해 물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내의 팔에 늘어진 아인의 얼빠진 시선이 용하를 바라본다.
후다닥 팔을 뻗어 아인을 제 품에 끌어당긴 용하는 움찔 다리를 제대로 땅에 붙이지 못하는 한쪽 다리는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 다친 것 같은데.. 괜찮은가?..”
“ 강무 자네는.. 어떻게..”
“ 지나가다 봤다.. 용하 자네는 몸 쓰는 건 젬병아닌가..”
“ 고, 고맙네.”
슬쩍 고개를 돌린 아인이 강무의 얼굴을 확인한다. 슬쩍 다리를 돌바닥에 내딛던 아인의 입술이 앓는 소리를 낸다. 아인의 어깨를 그러쥔 손에 힘을 준다. 어쩔 줄 모르고 선 용하의 곁으로 다가온 강무가 제게 떨어진 명령을 이행할 좋은 때 라는 것을 간파한 후 였다.
무덤덤한 목소리를 조심스레 흘려 넣어 용하는 꾄다. 그런 강무의 얕은 수를 알아차리지 못한 용하의 시선이 그 사이 퉁퉁 부어 오른 아인의 발등으로 향한다.
“ 저 위에 작은 암자 하나가 있는데.. 그 다리.. 치료할 방도 정도를 있을 것이다.”
“ .. 아, 그.. 그래.. 고맙네.. 정말 고맙네.”
다리를 절뚝이는 아인을 바라보는 용하의 입술이 굳어진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용하와 아인의 등을 가만히 바라보던 강무의 입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어둠 속에서 제 모습을 내보이며 걸어나온 남자의 입술이 미소를 지어 보인는 것을 아래서 올려다 보며 강무는 소름이 돋아난 제 팔뚝을 가만히 쓸어내렸다.
“ .. 어부지리로.. 간단히 뜻을 이루게 되겠구나..”
숲 길을 헤치고 오르는 용하의 붉은 답호 자락을 가만히 바라보며 웃는 남자의 입술이 섬뜩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천천히 모꼬지가 한창인 계곡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 올라가지 않으실 겁니까..”
“ .. 아니.. 조금은 쉬게 해 주려는 것이다.”
남자의 얼굴에 만연한 미소에 저도 모르게 어깨를 굳힌 강무가 차마 그를 쫓아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제 자리에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을 알리없는 아인은 꽤나 장난스런 미소를 지어 보이며 용하와 시선을 맞추고 있었다.
“ 아인.. 내 좀 있다.. 그대에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조금만 참게나.. 둘이.. 있을 때.. 내 자네에게 해줄 말이 있으니..”
재신이와 중기에겐 무슨 일이????? +_+
제가 왜 잘랐을까요?...
후후후 +_+ 위기일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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