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스캔들/단편 20

[마루태오] 개새끼 01

마루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침착하게 눌렀다. 새로이 진료를 원하는 환자의 차트를 확인하고 제 앞에 앉아 느긋하게 제 스마트폰을 뒤적이는 상대를 바라본다. " 조태오씨? 임신.. 이시라고요.. 보호자는 같이 안오셨.." " 보호자가 있으면 내가 이런 시골 깡촌까지 왔겠어?" 도도하게 꼰 다리를 앞뒤로 흔드는 태오의 얼굴을 바라보던 마루의 입술이 낮은 한숨을 내쉰다. 신경질적으로 펜대를 씹어대는 마루의 얼굴을 고개를 삐뚜룸히 꺾어 바라보던 태오의 의기양양한 표정에 눈썹을 찡그리고 가만히 상대를 바라보던 마루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며 고개를 들어올려 제 옆에 서있던 간호사를 향해 시선을 맞춘다. 잘생긴 얼굴 위로 떠오른 미소에 간호사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것을 확인한 태오의 얼굴이 잠시 잔뜩 구..

[마루태오] 개새끼 03

고급 승용차에서 내린 태오가 제 몸을 조이는 자켓의 끝을 잡고 잡아당겨 조금 튀어나온 배를 가리는 행동에 눈쌀을 찌푸린 머리가 희끗한 조회장이 태오를 지나치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목 운동을 하던 태오의 발걸음이 그를 뒤쫓는다. 엘리베이터에 올라 조회장의 옆에 선 태오의 뺨으로 주먹이 날아온다. 뺨이 붉게 달아오르고 나서야 멈춘 조회장이 제 사무실로 들어서 버린다. 뒤를 쫓아 사무실로 들어선 태오는 다시 날아오는 손바닥에 뺨을 얻어맞고 볼썽사납게 자리에 주저앉았다. " 천박하게 어디서 몸뚱이를 함부로 굴려서는!" " .. 술집여자 출신인 어미를 닮았는가 보죠 뭐." 퉤 피가 섞인 타액을 뱉어낸 태오의 시선이 불쑥 들어 올려진다. 저를 더러운 것 이라도 보는 냥 눈쌀을 잔뜩 찌푸린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