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크리스마스/단편 2

[치훈강모] 안돼냐?

[치훈강모] 안돼냐? “ 내가 너 좋아하면, 안돼냐?.” “ 뭐?.” 강모는 제가 밥을 먹고 있는 중이었다는 것을 잊었던지 주둥이에 넣었던 숟가락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후두둑 떨어지는 밥풀들이 테이블 여기저기를 날아다는 꼴을 바라보던 무열이 슬쩍 티슈를 건넨다. 헤벌어진 입술을 내려다 보며 눈썹을 찡그린 치훈의 입술이 더럽게.. 라는 단어를 내뱉는다. 잔뜩 붉어진 얼굴로 저를 올려다 보던 강모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제게 등을 돌려버린다. “ 대답 안할거야?.” “ 뇌에 이상이 있다더니, 그냥 미친거 아니야, 너?.” 저를 노려보는 시선이 날카롭다. 치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를 노려보던 강모가 식판을 들고 몸을 돌려 사라지는 것을 쫓아가는 것을 바라보던 무열이 피식 치훈을 비웃는 듯 했지만, 그것에 ..

[영도정호] 외도(外道)

[영도정호] 외도(外道) 정호는 제 얼굴에 상처 밴드를 붙이고 저를 내려다 보는 영도의 가슴을 밀쳐냈다. 얼굴을 찡그리는 정호의 어깨를 잡은 영도의 발걸음이 골목길을 걸어 나간다. [ 아파 새끼야!. ] [ 조용히 하고 가자. ] 앞으로 걸음을 옮기는 영도의 뒤를 쫓으며 정호를 꽤나 기분 나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휙 갑작스레 저를 돌아보는 영도와 시선을 마주친 정호의 고개가 푹 숙여진다. 우물우물 무언가 말 하려던 정호는 다시 앞으로 걸음을 옮기는 영도의 손에 이끌려 다시 앞으로 걸음을 옮겨야 했다. [ 친구야, 너 나랑 살래?.] [ 뭔, 개소리야. ] 기분 나쁜 듯 입술을 이죽이는 정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등 뒤에서 정호를 부르며 다시 집기를 부수기 시작하는 아버지의 발작 소리가 들려왔지만,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