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17

[태오방지][택정환] 접전(接戰) 03

태오는 꽤나 느긋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땀범벅이 된 택과는 전혀 다른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꽤나 우아한 손짓으로 제 건너편에 앉기를 권하는 태오의 행동에 거칠게 가슴을 들썩이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 제 연인을 찾는 택의 행동에 천천히 손가락을 들어올려 한쪽 구석에 자리한 문을 가리킨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 방문을 열어젖힌 택의 눈쌀이 찌푸려진다. 구석에 바짝 붙어 긴장한 정환의 눈동자에 자신이 새겨짐과 동시에 본능적으로 튀어나간 택의 손이 정환을 와락 끌어안는다. 어느새 택의 뒤를 쫓아 방문 앞에 선 태오의 시선이 택의 등짝에 달라붙은 긴 손가락을 서늘하게 노려보다 침대에 웅크리고 누운 방지의 얼굴을 흘끗 내려다 본다. " 야, 야, 일어나. 일어나서 나 따라 나와." 내정한 목소리에..

기타/단편 2016.06.28

[택정환] 달라 08

정환은 눈썹을 잔뜩 찡그리고 책상에 얼굴을 파묻어 버렸다. 교실로 몰려든 구경꾼들과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에 가뜩이나 날카로운 신경이 더 예민하게 곤두선다. 선우와 동룡이 정환의 주변에서 사람들을 머 멀리 밀어내 보지만, 기자들의 보도욕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정환을 자꾸만 제게 내밀어지는 녹음기를 피해 자리에서 일어서 후다닥 화장실을 향해 내달렸다. 뒤를 따르는 동룡이 정환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지만, 정환을 지금 이 상황을 피하고만 싶었다. " 김정환씨!" " 김정환 학생!" " 대답을 해주세요!" 저를 쫓아 내달리는 기자들의 고함소리에 제 귀를 틀어막고 내달리던 정환이 화장실로 숨어들고 나서야 멈춰선 기자들이 아쉬운 한숨을 내쉰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손바닥으로 쓸어 내리며 연신 한숨을 내쉬..

기타/장편 2016.06.10

[택정환] 달라 07

" 말해." 가만히 멈춰선 정환의 시선이 슬쩍 열어젖혀진 문에 부딪혀 바닥에 떨어진 플라스틱 도시락으로 고정된다. 제 등뒤에 서서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초밥 도시락을 던져버린 택의 서늘한 목소리가 정환의 등으로 꽂힌다. 제게로 뻗어오는 서늘한 알파의 분노의 향이 정환을 찢어발길 듯 날카롭게 파고드는 탓에 정환은 그대로 굳어지고 만다. 천천히 카펫을 즈려밟는 소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어깨가 움츠러든다. 천천히 손을 뻗어 등을 쓰다듬고 위로 올라와 어깨를 그러쥔 택의 입술이 천천히 정환의 귓가로 다가온다. " 말해. 들어줄 테니까. 경기 끝나고 얘기한다는게 뭐야. 얘기해." " 야, 야.. 최택." " 말해, 말 하라고. 뒤에서 나 몰래 너희끼리 나를 가지고 놀면서 화나게 하지 말고. 말해!!!!!" 거칠게 ..

기타/장편 2016.05.01

[택정환][태오방지] 접전(接戰) 01

육룡이 나르샤 X 베테랑 X 응답하라 1988 X 소셜포비아 의 짬뽕 스토리~ " 택사범, 택사범.. 저기 내가 왠만하면 이런 부탁은.. 알아서 치우려고 그랬는데 뭔가 좀 심상치 않아서 말이야." " 네?" 방금 대국을 끝내고 피곤한 얼굴로 비틀거리며 사무실로 들어선 택을 향해 꽤나 어두운 표정으로 우물쭈물 쪽지를 내미는 부장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 쪽지는 건네받은 택의 얼굴에 의문이 떠오른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택의 곁으로 다가온 부장이 꽤나 곤란한 표정으로 택의 얼굴을 바라보는 부장의 곁을 지나쳐 전화기를 들고 번호를 누르는 택의 행동에 그제서야 안심한 듯 작은 한숨을 내쉰 부장이 은근슬쩍 뒤로 물러서 사무실을 나선다. 조금은 지루한 신호음 뒤로 꽤나 뻣뻣하고 능글맞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본능적으로..

기타/단편 2016.03.29

[택정환] 달라 05

" 아! 아! 어, 엄마! 아! 아파! 아파요!" " 으이구! 내가 못살아 못살아!!! 너! 어디! 갔다가! 이제! 서야! 집! 구석에! 들어! 와!!!" " 아! 아! 엄마! 엄마! 아프다고요! 아파요! 그러니까 말을!! 말을 좀 들으라고요!!" 다짜고짜 날아오는 손바닥을 피해 몸을 잔뜩 웅크린 정환의 비명소리에 문 밖에 서있던 택이 얼마 있지도 않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유리 문으로 보여지는 정환과 미란의 그림자에 택은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정환을 끌어내고 싶은 얼굴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정환은 분명 제가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 미란의 손에 등짝을 내어주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택은 금방이라도 계단을 뛰어오르고 싶은 생각에 발을 동동거리고 있느라 ..

기타/장편 2016.03.22

[택정환] 달라 03

" 아우 씨!" " 택인 줄 알았냐? 택이 데리고 그 자리만 피하면 되는 줄 알았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정환의 정수리로 다가온 손이 다정하게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가만히 시선을 맞추며 불만 섞인 표정을 잔뜩 지어 보이던 정환의 입술을 타고 다시 한 번 욕설이 튀어 나온다. 그런 정환의 모습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소리를 내어 웃던 동룡이 부끄러움에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 가까이로 제 얼굴을 들이밀고 꽤나 뜨거운 시선을 보내다 이내 정환의 앞에 바짝 들어 앉은 동룡이 가만히 정환의 어깨에 제 얼굴을 기대어 본다. " 야, 너 왜 내 머리 잡았냐?.. 택이랑 일단락 한거 아니었어? 뭐 선우 어머님이랑 우리 부모님이랑 약속 한 것 때문에 그런거야?" " 정환아, 너 나를 그렇게 밖에 생각 못하냐? 이 ..

기타/장편 2016.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