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은 눈썹을 잔뜩 찡그리고 책상에 얼굴을 파묻어 버렸다. 교실로 몰려든 구경꾼들과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에 가뜩이나 날카로운 신경이 더 예민하게 곤두선다. 선우와 동룡이 정환의 주변에서 사람들을 머 멀리 밀어내 보지만, 기자들의 보도욕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정환을 자꾸만 제게 내밀어지는 녹음기를 피해 자리에서 일어서 후다닥 화장실을 향해 내달렸다. 뒤를 따르는 동룡이 정환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지만, 정환을 지금 이 상황을 피하고만 싶었다. " 김정환씨!" " 김정환 학생!" " 대답을 해주세요!" 저를 쫓아 내달리는 기자들의 고함소리에 제 귀를 틀어막고 내달리던 정환이 화장실로 숨어들고 나서야 멈춰선 기자들이 아쉬운 한숨을 내쉰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손바닥으로 쓸어 내리며 연신 한숨을 내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