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 마당 201

[태오방지][택정환] 접전(接戰) 03

태오는 꽤나 느긋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땀범벅이 된 택과는 전혀 다른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꽤나 우아한 손짓으로 제 건너편에 앉기를 권하는 태오의 행동에 거칠게 가슴을 들썩이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 제 연인을 찾는 택의 행동에 천천히 손가락을 들어올려 한쪽 구석에 자리한 문을 가리킨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 방문을 열어젖힌 택의 눈쌀이 찌푸려진다. 구석에 바짝 붙어 긴장한 정환의 눈동자에 자신이 새겨짐과 동시에 본능적으로 튀어나간 택의 손이 정환을 와락 끌어안는다. 어느새 택의 뒤를 쫓아 방문 앞에 선 태오의 시선이 택의 등짝에 달라붙은 긴 손가락을 서늘하게 노려보다 침대에 웅크리고 누운 방지의 얼굴을 흘끗 내려다 본다. " 야, 야, 일어나. 일어나서 나 따라 나와." 내정한 목소리에..

기타/단편 201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