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 마당 201

[마루태오] 개새끼 01

마루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침착하게 눌렀다. 새로이 진료를 원하는 환자의 차트를 확인하고 제 앞에 앉아 느긋하게 제 스마트폰을 뒤적이는 상대를 바라본다. " 조태오씨? 임신.. 이시라고요.. 보호자는 같이 안오셨.." " 보호자가 있으면 내가 이런 시골 깡촌까지 왔겠어?" 도도하게 꼰 다리를 앞뒤로 흔드는 태오의 얼굴을 바라보던 마루의 입술이 낮은 한숨을 내쉰다. 신경질적으로 펜대를 씹어대는 마루의 얼굴을 고개를 삐뚜룸히 꺾어 바라보던 태오의 의기양양한 표정에 눈썹을 찡그리고 가만히 상대를 바라보던 마루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며 고개를 들어올려 제 옆에 서있던 간호사를 향해 시선을 맞춘다. 잘생긴 얼굴 위로 떠오른 미소에 간호사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것을 확인한 태오의 얼굴이 잠시 잔뜩 구..

[택정환][태오방지] 접전(接戰) 01

육룡이 나르샤 X 베테랑 X 응답하라 1988 X 소셜포비아 의 짬뽕 스토리~ " 택사범, 택사범.. 저기 내가 왠만하면 이런 부탁은.. 알아서 치우려고 그랬는데 뭔가 좀 심상치 않아서 말이야." " 네?" 방금 대국을 끝내고 피곤한 얼굴로 비틀거리며 사무실로 들어선 택을 향해 꽤나 어두운 표정으로 우물쭈물 쪽지를 내미는 부장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 쪽지는 건네받은 택의 얼굴에 의문이 떠오른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택의 곁으로 다가온 부장이 꽤나 곤란한 표정으로 택의 얼굴을 바라보는 부장의 곁을 지나쳐 전화기를 들고 번호를 누르는 택의 행동에 그제서야 안심한 듯 작은 한숨을 내쉰 부장이 은근슬쩍 뒤로 물러서 사무실을 나선다. 조금은 지루한 신호음 뒤로 꽤나 뻣뻣하고 능글맞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본능적으로..

기타/단편 2016.03.29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15

" 여림 사형, 이러다 큰일 납니다! 좀 더 생각을 하시고!" " 전하의 명을 잊었는가.. 우리에게 하신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 대물 자네는 정녕 모른단 말인가." " 그래서 하는 말씀입니다. 막무가내로 이리 들어가셨다 무슨 일이라도 당하시면 어쩌시려 하십니까.. 사형! 사형!" 막무가내로 담을 넘으려는 용하의 유생복을 그러쥐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는 윤희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 보던 용하는 휙 몸을 돌려 담벼락에 매달렸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낮은 사내의 한숨소리에 의문을 보내던 용하는 제 몸을 불쑥 위로 밀어 올리는 힘에 떠밀려 담벼락 안으로 떠밀어 버린 선준이 이내 담벼락에 매달린다. 펄쩍 안으로 뛰어든 선준이 용하의 손목을 잡아 끈다. 자신들 뒤에서 저희들을 부르는 윤희의 목소리에도 아랑..

[택정환] 달라 05

" 아! 아! 어, 엄마! 아! 아파! 아파요!" " 으이구! 내가 못살아 못살아!!! 너! 어디! 갔다가! 이제! 서야! 집! 구석에! 들어! 와!!!" " 아! 아! 엄마! 엄마! 아프다고요! 아파요! 그러니까 말을!! 말을 좀 들으라고요!!" 다짜고짜 날아오는 손바닥을 피해 몸을 잔뜩 웅크린 정환의 비명소리에 문 밖에 서있던 택이 얼마 있지도 않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유리 문으로 보여지는 정환과 미란의 그림자에 택은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정환을 끌어내고 싶은 얼굴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정환은 분명 제가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 미란의 손에 등짝을 내어주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택은 금방이라도 계단을 뛰어오르고 싶은 생각에 발을 동동거리고 있느라 ..

기타/장편 2016.03.22

[택정환] 달라 03

" 아우 씨!" " 택인 줄 알았냐? 택이 데리고 그 자리만 피하면 되는 줄 알았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정환의 정수리로 다가온 손이 다정하게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가만히 시선을 맞추며 불만 섞인 표정을 잔뜩 지어 보이던 정환의 입술을 타고 다시 한 번 욕설이 튀어 나온다. 그런 정환의 모습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소리를 내어 웃던 동룡이 부끄러움에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 가까이로 제 얼굴을 들이밀고 꽤나 뜨거운 시선을 보내다 이내 정환의 앞에 바짝 들어 앉은 동룡이 가만히 정환의 어깨에 제 얼굴을 기대어 본다. " 야, 너 왜 내 머리 잡았냐?.. 택이랑 일단락 한거 아니었어? 뭐 선우 어머님이랑 우리 부모님이랑 약속 한 것 때문에 그런거야?" " 정환아, 너 나를 그렇게 밖에 생각 못하냐? 이 ..

기타/장편 2016.03.12

[마루태오] 개새끼 03

고급 승용차에서 내린 태오가 제 몸을 조이는 자켓의 끝을 잡고 잡아당겨 조금 튀어나온 배를 가리는 행동에 눈쌀을 찌푸린 머리가 희끗한 조회장이 태오를 지나치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목 운동을 하던 태오의 발걸음이 그를 뒤쫓는다. 엘리베이터에 올라 조회장의 옆에 선 태오의 뺨으로 주먹이 날아온다. 뺨이 붉게 달아오르고 나서야 멈춘 조회장이 제 사무실로 들어서 버린다. 뒤를 쫓아 사무실로 들어선 태오는 다시 날아오는 손바닥에 뺨을 얻어맞고 볼썽사납게 자리에 주저앉았다. " 천박하게 어디서 몸뚱이를 함부로 굴려서는!" " .. 술집여자 출신인 어미를 닮았는가 보죠 뭐." 퉤 피가 섞인 타액을 뱉어낸 태오의 시선이 불쑥 들어 올려진다. 저를 더러운 것 이라도 보는 냥 눈쌀을 잔뜩 찌푸린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