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스캔들/장편 36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8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8 허리를 꽉 조인 광대가 귀찮은 듯 눈썹을 찡그린 재신이 연신 제 허리를 만지작거린다. 연신 대본을 확인 하느라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던 중기가 슬쩍 고개를 돌려 재신을 바라본다. “ 뭐야?.” “ 유아인이란 놈은.. 계집이냐?.” “ 뭐?” 황당하다는 듯 재신을 바라보던 중기는 재신이 연신 제 허리를 조이는 광대를 만지작거리는 것에 이제서야 알겠다는 듯 팔을 뻗어 재신의 허리를 한 팔에 휘감고 제 품에 끌어당긴다. 당황한 재신이 뭐가 지껄이든 말든 재신의 허리를 품평하듯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던 중기의 고개가 끄덕여진다. 조금은 마른 아인과는 다르게 재신은 딱 좋을 정도의 근육이 자리잡고 있었다. 미련없이 몸을 돌려 의상담당자를 향해 걸어가는 중기의 등짝을 바라보다 ..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7

“ 아인!!!!!!.” -문재신!!!!!. 순간, 서로의 시선을 마주한 사내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버린다.. 그 곳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불안감이 공포와 뒤섞여 사내들을 덮쳐온다. “ 모꼬지?.. 뜬금없이 모꼬지는 왜?.” 고개를 갸웃거리는 용하의 앞에 앉은 윤희의 입술이 꽤나 귀여운 미소를 지어 보인다.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인을 향해 턱짓을 하며 어색한 표정을 짓는 선준을 향해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던 용하의 귓가로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 .. 크흥.. 지, 진짜.. 별 말 안했는데.. 그.. 그냥.. 도.. 도망.. 쳤는.. 데..” “ 그래서.. 그게.. 지금 잘했다는 겐가!!.” “ 크흥..” 자신들에게도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분노한 목소리에 ..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6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6 “ 하, 웃기고 있네.. 맞는게 하나도 없네..” 갑작스레 들려온 재신의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재신에게로 향한다. 손에 쥐고 있던 대본을 탁자 위로 던져 놓은 재신이 자리에 벌러덩 누워 버리자 슬쩍 재신을 내려다 보던 민영이 작은 한숨을 내쉰다. “ 뭐가 맞는게 없다는 거에요?.” “ 이거 말이지.. 대물이 이런 녀석이었는 줄 알아?.. 내가 대물을 처음 봤을 때, 그 녀석이 자기 돈주머니를 든 녀석을 어떻게 했는 줄 알아?.” “ 어떻게 했는.. 데요?.” “ 우와악!!!.. 재, 재, 재, 재신씨!!!.” 얼결에 다리 사이를 쥐어잡힌 유천이 허벅지를 벌떡인다. 대본에 고개를 처박고 있던 중기까지도 고개를 처들고 재신을 향해 시선을 고정한다. 잔뜩 붉어진 얼굴..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5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5 “ 걸오.. 자네 안에 있는가..?.. 걸오…?.”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 용하의 뒤에 선 인수의 입술이 비죽이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하얀 얼굴에 비춰진 달빛이 서늘하다. 용하는 제 등 뒤에선 남자의 서늘한 기운을 애써 무시하며 창호문을 그러쥔 용하의 손끝이 살며시 떨려온다. “ 걸오 자네 안에 있는..” “ 이런.. 자네 방에 있던 녀석이 또 밤마실이라도 나갔나 보구만..” 휙 용하를 지나쳐 방안으로 들어선 인수와 달리 비어있는 침상을 내려다 보며 하얗게 질려버린 용하의 얼굴이 쉽사리 펴지지 않는다. 슬쩍 뒤를 돌아 용하를 바라보던 인수가 제가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용하의 얼굴을 올려다 본다. 복잡한 머릿속을 들키고 싶지 않은 용하의 얼굴에 거짓 미소가..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4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4 “ 무어라.. 했는가..?.” “ 여림 자네의 방에 들렀다 오는 길이라 말했다네..” 용하는 제가 들고 있는 술잔을 떨어트릴 뻔 했다. 저를 빤히 바라보는 낯짝에 만연하게 떠오른 미소에 어색하게 웃어넘긴 용하의 시선이 상대방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숙여지고 말았다. 저를 빤히 바라보는 하얀 얼굴에 자리한 빨간 입술이 길게 찢어지며 섬뜩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남자는 제 곁에 앉은 여인이 술을 따른 술잔을 들고 가볍게 들이 마신 상대의 시선이 용하의 얼굴로 치덕치덕 달라붙는다. 애써 잔뜩 꾸며진 미소를 지어 보이며 제 옆에 앉은 기생의 어깨를 끌어안아 제 품으로 당기는 꼴을 가만히 바라보던 남자의 입술이 껄껄거리는 웃음 소리를 낸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는 ..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3

“ .. 본인 역할인데.. 이렇게 민폐를 끼쳐대면 어쩌자는 건지.. 후..” “ .. 누가 본인 이라는거지..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한 참고 있는 중이라고.. 나는 유아인이란 녀석이 누군지도 모르고.. 사당패들이 하는 이딴 저질 스러운..” “ 저질이라고 폄하 하지마!.. 나도 이런거 진짜 엿같은데 참고 있는 중이니까!..” 버럭 소리를 지른 중기의 입술이 긴 한숨을 내쉰다. 제 머리카락을 흐트리며 창 밖을 바라보던 중기의 시선이 창을 통해 비춰지는 재신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다. 저 똑 같은 얼굴의 주인공이 아인이라면.. 중기는 당장에라도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제가 잘못했다 빌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의 일에대한 사과를 받아줄 사람은 감쪽같이 사라진 후였고, 자신은 이렇게 멍청하게 ..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2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2 한참을 구석에 앉아 쉴새없이 욕설을 내뱉는 재신을 바라보던 중기의 손이 핸드폰을 집어든다. 우선, 제 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박유천.. 민영이랑 집으로 좀 와라.” 상대의 말을 싸그리 무시한 중기의 손이 휙 핸드폰을 저 편으로 집어 던져 버린다. 그 와중에 중기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것은, 유아인.. 석자뿐 이었다. 접선을 펼쳐든 용하의 손이 문을 열어젖힌다. 문 앞에 서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선준과 윤희를 제 방으로 끌어들인 용하의 뒤를 쫓아 방으로 들어선 선준의 시선이 제게 등을 돌린 기묘한 남자에게로 꽂힌다. “ .. 사형.. 뭡니까?.” “ … 우선 앉게.. 앉자고..” 용하의 손에 이끌려 바닥에 주저앉은 선준과 윤희를 향해 무언가 이야..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1

“ 중기씨!.. 아인씨! 무슨 일이야?!.” “ 아인씨 다쳤어??.” 자신들을 향해 우르르 달려오는 스태프들의 목소리에 다급하게 저를 사납게 바라보는 남자의 손을 잡아당겨 달린다. 등 뒤에서 아인은 절대로 쓰지 않는 육두문자가 날아왔지만, 휙 눈을 돌려 사나운 시선을 한 번 보내고 다시 남자를 끌어당긴다. 아인과 달리 힘을 써 버티는 남자를 꽤나 거칠게 끌어당겨 제 차 안으로 떠밀어 버린다. 철푸덕 차 바닥에 널부러진 남자를 애써 무시하고 좌석에 앉아 문을 잠궈버린 중기가 제 손으로 얼굴을 벅벅 문지르며 낮은 한숨을 내쉰다. 중기의 난폭하고 배려없는 행동에 부아가 치민 듯 욕설을 심하게 내뱉으며 벌떡 허리를 일으킨 남자의 귓가로 탄식이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 후.. 누구.. 냐.. 너.” “ 다짜..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0

[아인/여림][중기/걸오] 몽리(夢裏) 00 -걸오 내 말을 좀 들어보래도!. “ 유아인!.. 말 좀 들어!.” -닥쳐!.. 따라 오지마!. “ 시끄러워! 말 걸지마!.” -걸오!.. 그게 아니라고.. 제발 좀 말 좀!.. “ 너 잡히기만 해봐!.. 가만 안둬!.” 앞서 걷는 남자의 손을 후다닥 잡은 남자의 얼굴이 당황의 빛을 띈다. 거칠게 자신의 팔을 치워낸 남자의 서늘한 시선에 잠신 멈춰선 남자의 입술이 낮은 한숨을 내쉬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금 앞선 남자의 어깨를 그러쥔다. 휙 몸을 돌린 남자가 무어라 욕설 이라도 끄집어 내려는 순간, 남자가 딧고 있던 돌다리가 무너진다. 경악에 찬 상대의 비명 끝으로 물 속으로 떨어져 버린 남자의 팔 다리가 허우적거린다. 척척 제게 감기는 옷감에 제대로 움직이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