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 해줘요.”
단호한 목소리에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다. 상대의 입술이 말해주길 기다리고 기다렸던 말이 드디어 나왔건만, 웃을 수가 없다.
넌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대답도 없이 의자에 기대어 여유있는 척 커피잔을 들어올려 한 모금 마시며 심호흡을 한다. 항상 싱그러운 미소로 자신을 바라보던 법적 부인이었던 남자의 얼굴에 단 한 점의 감정도 없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 여기, 내 건 다 적었으니까… 당신은… 아, 장그래씨는 여기 표시한 곳만….”
“ 보면 알아.”
자신의 짜증섞인 목소리에 급히 입술을 다문다. 고집스럽게 당신이라고 불러대던 입술이, 장그래라는 이름을 내뱉는게 마음에 들지 않아 작은 한숨을 내쉰다.
애초에 그를 밀어낸 것은 자신 이었으면서도….
“ 그럼 서류 도련… 양하씨 통해서 보내 주시면 접수는 제가 할게요.”
“ 뭐?.”
“ 접수하고 법원에 가는 날은 양하씨 한테! ….”
손에 들려있던 커피잔이 날아가 벽에 부딧히며 날카로운 파열음을 내며 깨져 버린다. 제 셔츠에 커피가 튀어 더러워 지는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 그저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왜 널 무시하던 내가 이러는게 이해가 안가?.
제 앞에 놓인 종이를 구겨지듯 집어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놀라긴 놀랐는지 병신 같이 손을 떨며 제 짐을 챙기려는 상대의 등 뒤에서 낮게 으르렁 거린다.
“ 당장 써다 줄 테니까 여기서 기다려.”
“ … 네.”
순종적이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상대를 두고 그대로 카페를 나와버린다.
해방, 나는 네게서 해방 될 수 있다.
자유, 나는 이 지긋지긋한 생활을 벗어날 수 있다.
“ 씨발….”
네가 전 날 밤 그 얘기만 하지 않았더라도… 나는 좀 더 행복하게 너와 헤어질 수 있었을 텐데….
끝까지 넌 내게 골칫덩어리다.
“ 당신은… 내가 당신이랑 진지하게 가족이 되고 싶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거에요….”
“ 당연한 걸 묻나? 싫다. 이게 내 대답이야. 난 너랑 가족 같은 건 안 만들거니까 쓸데없는 희망 갖지마.”
프롤로그? 정도 입니다.
오메가 버스 주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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